시그마 BF는 2025년 3월 출시한 혁신적인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로, 사진 애호가들 사이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단일 알루미늄 블록에서 정밀 밀링된 유니바디 디자인과 230GB 내장 메모리를 탑재한 이 미니멀리즘 카메라는 시그마의 독창적인 철학을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시그마 BF의 주요 특징과 경쟁 모델과의 비교를 통해 이 독특한 카메라가 어떤 촬영 스타일에 적합한지 분석해 보겠습니다
시그마(SIGMA)
시그마는 렌즈 제조업체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카메라 시장에서도 잔뼈가 굵습니다. 시그마 최초의 SLR 모델인 Mark-I(Ricoh Singlex TLS 기반 M42 마운트 SLR 모델) 은 자그마치 60여년 전인 1976년 출시되었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자랑합니다.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 SLR 카메라를 출시하다가 SA-9(2001)을 마지막으로 SLR 시장에서 철수했고, 2002년 세계 최초로 Foveon X3 센서를 탑재한 SD-9을 시작으로 SD 시리즈를 연달아 출시합니다.
2011-2012년 46MP Foveon X3 센서 탑재 플래그십 모델인 SD1/SD1 Merrill 를 마지막으로 SD 시리즈는 단종 수순을 밟게 되고, 이후 독특한 센서와 괴랄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컴팩트 카메라인 DP 시리즈를 출시하며 니치마켓에서의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이후 2016년, SD Quattro/SD Quattro H를 통해 미러리스 시장에 진출했고 2019년 세계에서 가장 작은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인 FP를 출시했습니다. 시그마 CEO 야마키 카즈토에 따르면 초기에는 얼리어답터들의 관심으로 판매 호조를 보였으나, 경쟁 모델들의 약진, 특이한 디자인과 기능 제한으로 인해 주류 시장보다는 특정 사용자층에 제한된 판매를 기록하며 결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시그마 카메라 출시 연혁 및 주요 특징
SLR 카메라
Mark-I (1976): M42 마운트 SLR, Ricoh Singlex TLS 기반 모델
SA-1 (1983): 펜탁스 K 마운트 SLR, Ricoh XR7 기반 모델
SA-300 (1992): 시그마의 첫 오토포커스 SLR 카메라
SA-5, SA-7, SA-9 (1997-2001): 시그마 SA 마운트 필름 카메라 시리즈
콤팩트 카메라
AF35D-TF (1987): 36mm f/2.8 렌즈 탑재
ZOOM 시리즈 (1991-1992): 다양한 줌 렌즈를 탑재한 콤팩트 카메라
Mini Zoom 105 Macro (1994): 36-105mm 줌 렌즈 탑재
SD 시리즈 (DSLR)
SD9 (2002): 세계 최초로 Foveon X3 센서를 탑재한 DSLR
SD10 (2003): Foveon X3 센서 개선 모델
SD14 (2007): 4.6MP/14MP Foveon 센서 탑재
SD15 (2009): SD14의 업그레이드 버전
SD1/SD1 Merrill (2011-2012): 46MP Foveon X3 센서 탑재 플래그십 모델
DP 시리즈 (고정 렌즈 콤팩트)

DP1 (2008): 28mm 등가 렌즈, APS-C Foveon 센서 탑재
DP2 (2009): 41mm 등가 렌즈 탑재
DP3 Merrill (2013): 75mm 등가 렌즈 탑재
DP Quattro 시리즈 (2014-2015): DP0(21mm), DP1, DP2(45mm), DP3 모델, 독특한 Quattro 센서 탑재
미러리스 카메라
SD Quattro/SD Quattro H (2016): Foveon Quattro 센서 탑재 미러리스, SA 마운트 사용
FP (2019): 세계에서 가장 작은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24.6MP, L-마운트 채택
FP-L (2021): 61MP 센서 탑재, 14비트 RAW 비디오 촬영 가능
SIGMA 카메라의 특징
Foveon X3 센서
시그마의 가장 큰 차별점은 Foveon X3 센서 기술이었습니다. 일반 베이어 센서와 달리 각 픽셀 위치에서 빨강, 초록, 파랑 빛을 모두 캡처하는 방식으로, 필름과 유사한 색 표현과 뛰어난 디테일을 제공했습니다. 2008년에는 Foveon Inc.를 인수하여 이 기술을 독점적으로 발전시켰습니다. (출처 : 시그마 공식 블로그 https://blog.sigmaphoto.com/2011/faqs-the-sigma-camera-and-its-foveon-x3-direct-image-sensor/)
독특한 디자인 철학
시그마 카메라는 주류와 다른 접근 방식을 취했습니다. DP 시리즈는 고정 렌즈와 APS-C 센서를 결합하여 고품질 이미지를 추구했고, Quattro 시리즈는 독특한 비대칭 디자인으로 주목받았습니다.
L-마운트 얼라이언스
2018년 시그마는 L-마운트 얼라이언스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이후 출시된 FP와 FP-L은 베이어 센서를 채택한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로, 초소형 바디와 비디오 기능을 강조했습니다.
니치 마켓 전략
시그마는 가장 큰 제조업체가 되기보다는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러한 철학은 그들의 카메라가 주류 시장보다는 특정 사진가들에게 사랑받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시그마의 카메라 역사는 기술적 혁신과 독특한 접근 방식의 여정이었습니다. 비록 시장 점유율 면에서는 주요 브랜드에 미치지 못했지만, 그들의 혁신적인 센서 기술과 독특한 디자인 철학은 사진 산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시그마 BF
이런 시그마가 ’25년 3월 새로운 풀프레임 미러시스 모델인 시그마 BF를 출시했습니다.
시그마 BF는 단일 알루미늄 블록으로 제작된 유니바디 디자인과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로, 230GB 내장 메모리와 독특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며,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기보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통해 순수한 사진 촬영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제품입니다.
특히 시그마 BF는 역사상 최초로 진정한 유니바디 구조를 갖춘 카메라라는 데 큰 의의가 있습니다. 단일 알루미늄 블록에서 7시간에 걸친 정밀 밀링 과정을 통해 제작되었다고 하며, 이음새 없는 금속 바디는 부착된 렌즈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 통일된 미적 감각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유니바디 알루미늄 디자인의 제작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인지, 하루에 9대만 생산이 가능하다는 루머도 있습니다. 루머가 사실이라면 출시 후 즉시 품절 가능성이 있습니다.
230GB 내장 메모리와 외부 메모리 슬롯 부재 또한 굉장히 독특한 접근입니다. 이는 시그마의 미니멀리즘 철학을 반영하는 동시에 실용적인 장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장점으로는 메모리 카드 구매, 교체, 분실 걱정이 없고, 카메라 바디의 완전한 밀봉을 통해 방진/방수 성능을 향상시킵니다. 또한 내장 메모리는 일반적으로 SD 카드보다 빠른 읽기/쓰기 속도를 제공하여 버퍼링 문제를 줄이고 연속 촬영 성능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한편, 내장 메모리가 SSD 기반인지 플래시 메모리 기반인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반면 단점으로는 메모리가 가득 찼을 때 현장에서 교체할 수 없어 USB-C를 통해 컴퓨터에 연결해서 파일을 전송해야 합니다. 또한 카메라에 문제가 생겼을 때 메모리에 접근하기 어려울 수 있고, 장기적으로 내장 메모리가 손상되면 수리가 복잡할 수 있습니다. 230GB 용량은 RAW 파일 기준 약 3,000장, JPEG 기준 약 12,000장의 사진을 저장할 수 있어 일반적인 사용에는 충분하지만, 전문 작업이나 장기 여행에는 다소 제약이 따를 수 있습니다.
물론, EVF 부재로 인해 밝은 햇빛 아래에서 촬영하거나 정확한 구도와 프레이밍을 중요시하는 사진가들에게는 다소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IBIS 미탑재는 저조도, 망원, 비디오 촬영 시 문제가 될 수 있으나 OIS 탑재 렌즈로 부분적으로는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고정식 스크린은 로우 앵글/하이 앵글 촬영 시, 또는 브이로그 촬영 시 약간의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대비 제한된 기능성 등 아쉬운 점도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편의 기능을 다 넣는다면 시그마가 아니겠죠..?
주요 제원은 아래와 같습니다.
24.6MP 풀프레임 센서 (35mm 풀프레임(35.9mm × 23.9mm) 백사이드 일루미네이션(BSI) CMOS 센서)
14비트 무손실 압축 RAW(DNG) 및 JPEG 포맷 지원
L-마운트 채용
단일 알루미늄 블록으로 제작된 유니바디 디자인
내장 메모리 230GB (메모리 카드 슬롯 없음)
3.2인치 고정식 터치스크린 (EVF 없음)
ISO 100-102,400 (확장 시 ISO 6-102,400)
8fps 연속 촬영
6K 30fps 동영상 촬영 (외부 마이크 및 헤드폰 잭 부재)
주요 경쟁 모델과의 비교
특징 | 시그마 BF | 파나소닉 S9 | 시그마 FP L | 소니 A7C II | 파나소닉 S5 II |
센서 | 24.6MP 풀프레임 BSI CMOS | 24.2MP 풀프레임 CMOS | 61MP 풀프레임 BSI CMOS | 33MP 풀프레임 Exmor R CMOS | 24.2MP 풀프레임 CMOS |
마운트 | L-마운트 | L-마운트 | L-마운트 | 소니 E-마운트 | L-마운트 |
출시일 | 2025년 4월 예정 | 2024년 6월 | 2021년 3월 | 2023년 8월 | 2022년 |
가격 | $1,999 (약 270만원) | €1,700 (약 230만원) | $2,499 (약 340만원) | $2,200 (약 300만원) | $2,000 (약 270만원) |
무게 | 388g | 486g | 427g | 514g | 약 630g |
ISO 범위 | 100-102,400 (확장: 6-102,400) | 100-51,200 (확장: 50-204,800) | 100-25,600 | 100-51,200 (확장: 50-204,800) | 100-51,200 |
동영상 | 6K 30fps | 6K 30fps | UHD 4K 30fps | 4K 60fps | 6K 30fps |
IBIS | ❌ | ✅ (5축, 6.5단) | ❌ | ✅ (5축, 7단) | ✅ (5축) |
EVF | ❌ | ❌ | ❌ (옵션) | ✅ (2.36M 도트) | ✅ (2.36M 도트) |
디스플레이 | 3.2″ 고정식 터치스크린 | 3″ 가변식 터치스크린 | 3.15″ 고정식 터치스크린 | 3″ 완전 가변식 터치스크린 | 3″ 가변식 터치스크린 |
저장 매체 | 내장 230GB | SD 카드 | SD 카드 | SD 카드 | SD 카드 |
연속 촬영 | 8fps | 30fps | 10fps | 10fps | 9fps |
오토포커스 | 하이브리드 AF | 하이브리드 AF (PDAF) | 하이브리드 AF | 759포인트 위상차 AF | 하이브리드 AF (PDAF) |
주요 특징 및 장단점 비교
시그마 BF
장점: 미니멀 디자인, 경량 바디, 내장 메모리 230GB, 높은 ISO 감도, 6K 비디오
단점: EVF 부재, IBIS 부재, 고정식 스크린, 메모리 카드 슬롯 없음
특이점: 단일 알루미늄 블록 유니바디 디자인, 햅틱 피드백 제공 터치 컨트롤
파나소닉 S9
장점: 가변식 터치스크린, IBIS 탑재, 6K 오픈 게이트 녹화, 저렴한 가격
단점: EVF 부재, 그립 부족, 전용 마이크/헤드폰 포트 없음
특이점: 4가지 색상 옵션(제트 블랙, 크림슨 레드, 다크 올리브, 클래식 블루)
시그마 FP L
장점: 고해상도 61MP 센서, 컴팩트한 디자인, 모듈식 시스템
단점: IBIS 부재, 고정식 스크린, 제한적인 배터리 수명
특이점: 외부 기록 시 12비트 CinemaDNG 지원, USB-C로 외장 하드 연결 가능
소니 A7C II
장점: EVF 탑재, 완전 가변식 스크린, IBIS 탑재, 우수한 AF 성능
단점: 상대적으로 무거움, 4K 60fps에서 크롭 발생
특이점: 레인지파인더 스타일 EVF 위치, 컴팩트한 풀프레임 디자인
파나소닉 S5 II
장점: EVF 탑재, 가변식 스크린, IBIS 탑재, 우수한 비디오 기능
단점: 상대적으로 무거움, 구식 DSLR 스타일 디자인
특이점: 10비트 녹화, 다양한 코덱 지원, 우수한 이미지 안정화
사용자 유형별 적합도
사용자 유형 | 시그마 BF | 파나소닉 S9 | 시그마 FP L | 소니 A7C II | 파나소닉 S5 II |
스트리트 | ★★★★☆ | ★★★☆☆ | ★★★☆☆ | ★★★★☆ | ★★★☆☆ |
풍경 사진 | ★★☆☆☆ | ★★★☆☆ | ★★★★★ | ★★★★☆ | ★★★★☆ |
스튜디오 촬영 | ★★★☆☆ | ★★★☆☆ | ★★★★☆ | ★★★★☆ | ★★★★☆ |
비디오 제작 | ★★★☆☆ | ★★★★☆ | ★★☆☆☆ | ★★★★☆ | ★★★★★ |
여행 사진 | ★★★★☆ | ★★★☆☆ | ★★☆☆☆ | ★★★★★ | ★★★☆☆ |
일상 촬영 | ★★★★☆ | ★★★★☆ | ★★☆☆☆ | ★★★★★ | ★★★☆☆ |
미니멀리스트 | ★★★★★ | ★★★☆☆ | ★★★★☆ | ★★☆☆☆ | ★★☆☆☆ |
얼리어답터 리뷰 : 아름다운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편안한 그립감. 단, 편의 기능 부재는 체감
PetaPixel과 The Verge의 리뷰에 따르면, 시그마 BF는 아름다운 알루미늄 바디 디자인이 가장 눈에 띄는 특징입니다. 트라페조이드 형태의 날카로운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손에 쥐었을 때 놀라울 정도로 편안하며, 그립 부분의 질감 패턴이 안정적인 그립감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도쿄 거리를 돌아다니며 촬영했을 때 시그마 BF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많은 이들의 시선(!)을 끌었다고 합니다. 오토포커스 성능은 예상보다 뛰어나며, 소니의 실시간 트래킹 기능과 유사한 직관적인 성능을 보여줬다고 합니다. 또한 새로운 Calm 모드와 Rich 모드를 포함한 다양한 컬러 프로필을 제공하며, 특히 Warm Gold 옵션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본체 내 이미지 안정화(IBIS) 기능이 없고, 롤링 셔터 이슈와 인공 조명 촬영 시 밴딩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또한 핫슈나 마이크/헤드폰 잭이 없고 배터리 수명이 짧다는 점이 지적되었습니다.
결론 : 일부 기능의 제한에도 불구하고 순수한 촬영 경험을 추구하는 사진가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카메라
시그마 BF가 미러리스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혁신적인 제품임은 분명해보입니다. 단일 알루미늄 블록으로 제작된 유니바디 디자인, 230GB 내장 메모리, 그리고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철학은 시그마의 독특한 접근 방식을 잘 보여줍니다. 대량 생산과 다기능을 추구하는 주류 시장과는 다른, 독특한 니치 마켓을 겨냥한 시그마의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카메라가 모든 사용자에게 적합한 것은 아닙니다. EVF 부재, IBIS 미탑재, 고정식 스크린 등의 제한된 기능은 일부 사용자에게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순수한 촬영 경험을 추구하는 사진가들, 특히 미니멀리스트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이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시그마 BF는 단순히 새로운 카메라가 아닌, 사진 촬영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시하는 혁신적인 제품입니다. 이는 카메라 산업의 다양성을 높이고, 사용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의 폭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