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은 단순한 FOMO일까요?’
AI는 인간을 무용하게 만든다는 비판도 있지만, 사용하기에 따라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는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최근 몇 년간 AI는 다양한 산업에 도입되며 업무 방식과 시장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저는 굉장히 보수적인 조직 문화를 자랑하는 전통적인 제조업 분야에서 근무 중인데, 이 곳에서도 지위고하와 나이, 경력을 막론하고 모두가 어떤 방식으로든 AI의 도움을 받아 업무를 처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AI 열풍이 1990년대 후반 닷컴 버블과 유사하다는 우려를 제기합니다. “AI도 결국 거품처럼 사라지는가?”라는 의문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기업과 투자자들은 AI가 미래의 중요한 기술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경쟁에서 뒤처질 것을 우려하며 AI 도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급함이 무분별한 투자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한 접근이 요구됩니다. 이른바 특정 기회나 트렌드를 놓치면 경쟁에서 뒤처질 것이라는 불안감을 일컫는 FOMO(Fear of Missing Out)입니다.
실제로 알파벳의 CEO 순다르 피차이는 “현재와 같은 기술 산업 전환의 시기에는 AI에 대한 과소투자의 위험이 과잉투자 위험보다 훨씬 크다”고 강조했고,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새로운 인프라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데는 긴 리드 타임이 필요하기 때문에 너무 늦기보다는 미리 용량을 구축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낫다”고 언급했습니다.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기에 기술의 최전선에 있는 빅테크들의 FOMO가 큰 듯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AI 열풍은 단순한 투기적 거품이 아닙니다. 1990년대 닷컴 버블과 비교할 때, AI는 기술적 기반이 견고하며, 산업 전반에 적용되고 있고, 경제적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는 데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닷컴 시대에는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수익 모델 없이 투자만으로 성장했으나, 현재 AI는 실질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투자는 보다 신중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AI 열풍이 닷컴 버블과는 달리 거품이 아닌 이유를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술적 성숙도, 산업 통합, 경제적 효과, 기업의 역할, 그리고 투자 환경이라는 다섯 가지 요소를 통해 AI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기술 혁신의 중심에 있음을 살펴보겠습니다.
1. 기술적 성숙도: 발전된 인프라와 기술 기반
오늘날 AI는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머신러닝 알고리즘 등 기술 인프라를 바탕으로 구현되고 있습니다. 데이터 처리와 연산 성능이 향상되었으며, 클라우드 및 반도체 인프라가 갖춰져 AI 기술을 서비스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습니다. AI 하드웨어는 성능과 에너지 효율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기반은 AI의 다양한 산업 활용을 가능하게 합니다.
2. 산업 전반의 통합: 다양한 분야에서의 AI 적용
AI는 의료, 금융, 제조, 유통 등 여러 산업에 도입되어 업무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의료에서는 IBM의 Watson과 같이 AI를 활용한 진단 보조와 신약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금융에서는 JP모건 체이스의 사례와 같이 사기 탐지와 리스크 관리에 AI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제조업에서는 예측 유지보수와 생산 공정 자동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72%가 AI를 최소한 한 가지 비즈니스 기능에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AI가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3. 경제적 영향: 기대감이 아닌 현실적 성과
AI는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 등의 방식으로 경제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AI를 도입해 운영 비용을 절감하고 매출을 증가시키고 있으며, 의사결정 효율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한 글로벌 설문조사에서도 생성형 AI를 도입한 기업 다수가 비용 감소와 수익 향상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습니다. PwC 연구에 따르면 2030년까지 AI가 전 세계 GDP를 15.7조 달러(약 14%)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전망은 AI가 단순한 기대가 아닌 실질적인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아마존(Amazon)은 AI 기반 예측 알고리즘을 통해 재고 관리를 최적화하여 물류 비용을 절감하고 있으며, 넷플릭스(Netflix)는 AI를 활용한 콘텐츠 추천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 참여율을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4. 기업의 역할: 기술 기업들의 주도
닷컴 버블 시기에는 수익 모델이 검증되지 않은 스타트업들이 투자를 받으며 성장했지만, 현재 AI 혁신은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춘 대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Microsoft, Google(Alphabet), Amazon, Meta, Nvidia와 같은 글로벌 기술 기업들이 AI 연구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강력한 자본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AI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AI의 산업 적용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현재의 AI 시장은 1990년대 닷컴 시대와 다릅니다. 특히 빅테크의 약진이 두드러집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OpenAI와의 협업을 통해 AI 모델을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Azure)에 통합하고 있으며, 메타(Meta)는 AI 기반 콘텐츠 생성 및 추천 알고리즘을 자사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5. 투자자의 신중한 접근: 선택과 집중
AI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지만, 투자자들은 신중한 접근을 보이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수익 모델과 실적이 입증된 기업에 집중하며, AI 기술을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을 선별하고 있습니다. 닷컴 버블 당시에는 기업 이름에 ‘.com’이 포함되었다는 이유만으로도 투자가 이루어졌지만, 현재 AI 시장에서는 가시적인 성과와 수익성이 중요한 투자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AI 관련 기업들의 평가 가치는 1990년대 닷컴 거품 시기보다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오픈AI(OpenAI)는 실질적인 AI 응용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고 있지만, AI 기반 스타트업 중 일부는 구체적인 수익 모델이 없어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결론: 거품을 넘어선 기술적 전환
AI 열풍은 겉으로 보면 닷컴 버블과 유사해 보일 수 있지만, 그 기저의 기술적 기반과 시장 환경은 다릅니다. 클라우드, 데이터, 반도체 기술이 발전하면서 AI는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으며,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이 주도하는 AI 투자는 검증된 수익 모델을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투자자들 또한 신중한 접근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과 투자자들은 AI에 대한 FOMO로 인해 무리한 투자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AI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가능성과 경제적 가치를 신중하게 평가해야 합니다. 단순한 유행이 아닌 기술적 전환으로서의 AI가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신중한 전략과 검증된 활용 사례가 필요합니다.
저는 화학 분야의 전통적인 제조 대기업에서 근무하며 AI가 산업 현장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경험하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공정 최적화, 예측 유지보수, 품질 관리 등의 영역에서 AI의 역할이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AI 기반 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공정 자동화가 수율과 생산성 향상에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AI 도입이 무조건적인 해답은 아닙니다. FOMO에 의해 AI 기술을 서둘러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AI가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를 충분히 분석하고 접근해야 합니다. AI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산업 구조를 변화시키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으며, 신중하고 전략적인 활용이 지속 가능한 혁신을 이루는 핵심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시각은 구글 임원 출신으로 언바운드랩의 대표로 계신 조용민 대표님의 인터뷰를 보면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Yy1KRYSXy4)